전기차 오너가 되고 난 후, 주유소 대신 충전소에 들르는 것이 일상이 되셨을 텐데요. 그런데 충전할 때마다 '지금 충전하는 게 맞나?', '더 저렴하게 할 수는 없나?'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매달 내는 통신 요금에 알뜰 요금제가 있듯이, 전기차 충전에도 분명 '알뜰 전략'이 존재합니다.
같은 양을 충전하더라도 언제, 어떤 충전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은 전기차 오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완속/급속 충전 요금의 차이부터, 가장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는 골든타임, 그리고 숨은 비용까지 아끼는 꿀팁까지 모두 총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갈림길: 완속 충전 vs 급속 충전, 무엇이 다를까?
전기차 충전기는 크게 '완속(AC)'과 '급속(DC)' 두 종류로 나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가장 큰 차이는 '속도'지만, '요금' 역시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마치 KTX 일반석과 특실처럼, 빠른 만큼 비용을 더 지불하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완속 충전은 보통 7~11kW급으로, 배터리를 0%에서 100%까지 완전히 충전하는 데 6~10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주로 아파트 주차장이나 직장, 마트 등 장시간 주차하는 곳에 설치되어 있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kWh당 요금이 저렴하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급속 충전은 50kW급 이상으로, 단 30분~1시간 내외에 배터리의 80%까지 빠르게 채울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공기관 등 빠르게 충전하고 이동해야 하는 곳에 주로 설치됩니다. 빠른 속도가 장점이지만, 완속 충전에 비해 kWh당 요금이 비싸고 배터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시간 여유가 있는 밤 시간대나 주차 중에는 '완속 충전'을, 급하게 이동해야 할 때는 '급속 충전'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절약 전략의 시작입니다.
핵심은 '시간대별 요금제'! 전기요금의 골든타임을 찾아라
전기차 충전 요금을 아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국전력(KEPCO)은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는 요금을 할인해주고,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에는 요금을 더 비싸게 책정합니다. 이는 특히 가정이나 아파트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를 사용할 때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계절에 따라 시간 구분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아래의 3단계로 나뉩니다.
구분 | 시간대 (예시) | 요금 수준 | 설명 |
---|---|---|---|
경부하 (Off-Peak) | 23:00 ~ 09:00 | 가장 저렴 ★★★ | 전력 사용량이 가장 적은 시간대. '집밥'의 골든타임! |
중간부하 (Partial-Peak) | 09:00 ~ 10:00, 12:00 ~ 13:00 등 | 보통 | 일상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간대 |
최대부하 (Peak) | 10:00 ~ 12:00, 13:00 ~ 17:00 등 | 가장 비쌈 | 전력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대. 이 시간대 충전은 피하는 것이 유리 |
따라서 가장 현명한 충전 습관은 퇴근 후 주차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즉 경부하 시간대인 밤 11시 이후에 완속 충전기를 물려놓고 아침에 출근할 때 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가장 저렴한 단가로 배터리를 넉넉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주요 충전 사업자 요금, 한눈에 비교하기
공공 충전기와 민간 충전 사업자의 요금도 제각각입니다. 또한, 회원과 비회원의 요금 차이도 크기 때문에 주 사용 충전 사업자를 정하고 회원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2024년~2025년 기준 주요 사업자별 평균적인 충전 요금입니다. (요금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Q. 회원카드 하나로 다 이용하면 안 되나요? (로밍 요금)
A.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A사 회원카드로 B사 충전기를 이용(로밍)하면, B사의 비회원 요금이 적용되거나 별도의 로밍 수수료가 붙어 훨씬 비싸집니다. 따라서 자주 이용하는 곳의 충전 사업자를 확인하고 해당 사업자의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숨은 비용까지 아끼는 '진짜' 절약 꿀팁
요금제와 충전 시간대를 파악했다면, 추가로 비용을 더 아낄 수 있는 꿀팁들을 활용할 차례입니다.
1. '전기차 충전 할인 신용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즘 카드사들은 전기차 오너들을 위해 충전 요금 할인에 특화된 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전월 실적에 따라 충전 요금의 20%~40%까지 할인(캐시백 또는 포인트 적립)을 제공하는 카드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신한카드 EVerywhere', '삼성 iD PLUG-IN'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본인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를 발급받으면 매달 충전 요금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집밥'과 '회사밥'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하세요.
결국 가장 저렴하게 충전하는 방법은 경부하 시간대에 완속 충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 주거지(집밥)나 직장(회사밥)에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만약 충전기가 없다면, 아파트 입주민 대표 회의나 건물 관리사무소에 설치를 건의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충전 요금 절약 핵심!
복잡해 보이지만 전기차 충전 요금 절약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첫째, 시간 여유가 있다면 무조건 완속 충전을 이용하세요. 둘째, 가정용 충전기는 전력 사용량이 가장 적은 밤 11시 이후 경부하 시간대를 노리세요. 마지막으로, 주력 충전 사업자의 멤버십에 가입하고 충전 할인 신용카드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후, '우리 아파트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에게 가장 유리한 전기차 할인 카드는 무엇일까?'와 같은 추가적인 궁금증이 생기셨다면, 당신은 이미 현명한 전기차 오너가 될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지금 바로 나의 하루 이동 거리와 충전 패턴을 점검해보고, 최적의 충전 계획과 할인 카드를 선택하여 새어 나가는 충전 비용을 확실하게 잡아보시길 바랍니다.